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아이가 태어나면 패밀리카로 바꾸자고 하였지만 20년이 되도록 함께하고 있는 뉴비틀

정재헌
  • 2024.08.13
  • 조회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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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종 : 폭스바겐 뉴비틀


차량연식 : 2004.4


차량상태 : 온도조절 플랩 스펀지가 낡아서 송풍구로 빠져나와 에어컨을 틀기 어려움. 흡음 내장제가 썩어 크레파스 냄새가 남. 내부 대시보드 및 센터, 좌우 도어 등 프라스틱으로 되어 있는 부분들이 모두 끈적거리며(프라스틱이 세월이 지나 녹으며 끈적이는 상태) 몸에 묻어나는 상태. 내부 천장 및 문쪽 내부 천이 접착제가 떨어져 내려 앉고 있음. 원격도어키는 동작하지 않고 열쇠를 도어에 꽂어 사용하고 있으나 운전석에서 열면 보조석의 문이 열리지 않음(반대로 보조석에서 열면 운전석은 열림). 내부 도어열림 버튼으로 보조석이 열리지 않음(한참 달려서 차량에 전기가 좀 공급되었다 싶으면 내부 도어버튼으로 보조석도 열림).


내용
신혼초 우리 부부는 가지고 싶은 드림카가 있었습니다.
딱정벌레, 붕붕이 등 온갖 귀여운 별명은 다 가지고 있는 뉴비틀.
하지만 뉴비틀은 귀여운 모습 때문에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는데, 좁은 실내와 뒷좌석 도어가 없다는 것입니다.
지방에서 부모님이 기차를 타고 오시면 우리차로 모셔야 하기에 뉴비틀은 적당하지 않은 차였습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부모님은 가끔 오시니깐 아이들이 생길 때까지는 가지고 싶은 차를 가지자며 뉴비틀을 선택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자라서 카시트가 필요없어 뒷문이 필요할 때 차를 바꾸자"
그렇게 서로 합의하고 뉴비틀을 입양한 우리는 어느덧 20년의 세월을 타고 있습니다.

그 사이 어렵게 임신도 하였지만 유산을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 임신을 하게 되면 아내의 몸에 좋지 않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되어 아이를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원치 않던 포기였기에 우리 부부는 어느 누구도 아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한동안 꺼내지 않고 지냈습니다.
TV에서도 아이들이 나오는 예능을 하게 되면 채널을 돌리게 되고 돌잔치, 아이 있는 친구의 가족끼리 만남 등 아이가 주제가 되는 상황은 애써 피하려고 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둘 중 누구하나 차를 바꾸자는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었죠.

그렇게 세월이 흘러 우리 부부도 많이 무뎌져서 길 가다가 귀여운 아이를 보면 귀엽다며 서로 이야기도 하고, 각자 친구들의 아이 이야기를 스스럼 없이 대화 주제로 삼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리 마음이 무뎌지는 동안 뉴비틀은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20년의 세월이 흐르며 당시 생산된 유럽차의 고질적인 문제인 흡음재가 썩어 나는 크레파스 냄새가 진동하며, 온도조절 플랩의 스펀지는 삭아서 송풍구로 빠져나와 에어컨을 틀기 어렵습니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프라스틱은 녹아서 끈적거리고 닿을 때마다 온갖 검은 프라스틱이 묻어납니다.
천장 내장제는 접착제가 녹아 내려앉고 있으며, 차문은 보조석에 열쇠를 꽂고 돌려야 양쪽문이 열립니다. ㅜ.ㅜ

어떻게는 고쳐보려 프라스틱은 바니쉬를 바르기도 해 봤고, 크레파스 냄새는 여기저기 수소문하여 수리를 해주는 곳을 찾았지만 지금은 뉴비틀을 구매하여 크레파스냄새 제거작업을 한 뒤 재판매를 하시기만 하는 곳이었습니다.

아직 뉴비틀을 보낼 수 없습니다!!!!
20년동안 아이를 기대하며 함께하기도 하였고, 아이를 가지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함께 하였으며, 우리 부부 둘이서도 잘 지내고 있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함께 잘 지내고 있습니다.

내부만이라도 복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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