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이제 사라져 가는 익숙한 것들 중에 하나라도 곁에 두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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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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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종 : 유로엑센트 1.5, 5도어, 수동


차량연식 : 1997


차량상태 : 현재 운행중


내용
이제 차 좀 바꿔!
최근 들어 집사람에게 거의 매일 듣는 말입니다.
그럴만도 하죠. 거의 30년 가까운 세월을 지내온 차니까요.
주변을 보면 쉽게쉽게 바꾸는 것을 봅니다. 어떻게 저렇게 쉽게 바꾸는 걸까?
물론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살아오면 실패를 겪으며 경제사정이 아주 여유롭지 않은 것도 있을 겁니다.
일에서 벗어나 잠시 주위를 둘러봅니다.
바쁘게 살아오다 보니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뉴스에서는 익숙했던 사람들이 하늘의 별이 되었다는 기사가 나옵니다. 익숙했던 장소가 이제는 유명한 곳으로 변모합니다. 나만이 알던 익숙했던 그 장소는 작아지고 허물어진 곳도 있고 이제는 나만 알던 곳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유명해진 곳도 있습니다.
차를 쉽게 바꾸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모두가 그렇겠지만 차에 담긴 익숙했던 것들의 추억 때문일 겁니다.
예전 네비가 없을때 지도를 가지고 헤매이던 차를 타고 다니던 길, 여행갔던 장소, 차에 같이 탔던 사람들...모두가 변했습니다.
길과 장소는 예전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그 모습은 아닙니다. 그래도 다시 찾아가서 여기는 예전에 어땠는데 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참...찾아갈 수가 없네요. 그저 차 안에 앉았던 그 모습만을 기억할 뿐.
아버지, 장인어른, 초등학교 은사님, 옆에서 도와주던 선배,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젊은 시절 친구...이제는 옆에 있는 어머니, 장모님...모두 기억으로만 남겠죠.
이 차를 타고 다니다 보면 어느 장소로 갔을 때 같이 타고 갔던 그 때의 그 사람들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딱 어느 순간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차라는 것이 그냥 타고 다니는 기계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생활의 일부분인 듯 합니다.
주변의 익숙했던 것들이 점점 사라져 가는 느낌을 가지는 나이가 되니 서글픔이 더하네요.
힘들어 하고 너덜해진 차를 보며 '너도 이제 떠나야지? 이제 골골 하쟎아?' 물어보다가도 이제는 구하기 힘든 부속을 구해 익숙함을 붙잡아 봅니다.
문득 복원 이벤트를 보게 되고 혹시나 이러한 익숙함을 조금이라도 더 옆에 둘 수 있을까 하는 바램에 신청해 봅니다. 아직은 예전 익숙함을 놓아버리기가 싫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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