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나라! 범블비
윤희경- 2024.08.05
- 조회 162
차종 : SM5
차량연식 : 2007
차량상태 : 앞유리 깨져있음/앞뒤범퍼 많이 까여있음/의자 앞뒤로 제어 안됨/스피커 나갔음등등
내용
07년 4월, 결혼 3년만에 첫 아이를 낳았습니다. 20대 초중반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는데, 아이가 태어난 07년 4월 제 인생의 첫 차인 검정 SM5를 장만하였답니다. 사실 결혼하고도 차를 구매하지 않고 3년간 잘 지냈는데 아이가 태어나니 모든 것이 아이 기준으로 돌아가더라고요.
철없던 20대에 결혼과 아이를 출산하고, 새 차를 덜컥 구매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철이 없으니 가능했던 일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런데 얼마나 철이 없었는지 첫아이 돌잔치가 끝난 후 둘째 임신소식을 접하게 되었는데...그제서 정신이 들었는지 둘째녀석 임신소식에 펑펑 울었더랬죠. 그 당시 기뻐서가 아니라 내 나이 서른도 안되었는데 얘가 둘이라니....
그 후로 제 삶은 제 삶이 아닌 것 같았어요. 연년생인 남자아이 둘을 키우다보니 잠이며, 식사며, 외출이며 모든 것이 아이 둘의 기준으로 시계가 돌아갔답니다.
남자아이들이다 보니 유독 공룡, 로봇, 자동차 장난감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변신 자동차 로봇이 대유행을 했었더랬죠.
그 유명한 트렌스포머 영화 있잖아요~
눈앞에서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본 두 녀석이 아주 환장해서는 잘때도 변신로봇자동차를 끌어앉고 놓지를 않았어요.
어느날 티비속의 트렌스포머 영화가
매일 밤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호기심 가득한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는데...
그냥 그날 문득 꺼낸 이야기가...
‘사실은 우리 차가 범블비야’
말이 끝남과 동시에 두 녀석이 벌떡 일어나 앉아서는... 엄마 거짓말~
두녀석의 토끼눈으로 저를 바라보던게 얼마나 귀엽던지...
아이들은 믿지 않았어요. 왜? 범블비는 노란색인데 우리차는 검정색이니까요.
근데 전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어요.
더 심각한 표정으로 ‘로봇 전쟁에서 졌자나....숨어있어야지...그냥 계속 노란색이면 금방 들키니까...’
‘지금은 계속 숨어 있는거야.’
아이들의 순수함이라할까요~ 믿어야 될까...말아야될까....
그 뒤로도 가끔 잠자리에서 우리차 범블비 이야기를 꺼내곤 했어요~
현재 첫아이가 고등학교 2학년이랍니다. 그리고 애써서 해를 넘겨 태어난 우리 둘째는 중3이고요~
우리 아이들이 훌쩍 크는 동안 범블비와 함께 수많은 여행을 다니며 많은 추억을 쌓았답니다.
지금은 제가 출퇴근용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18년 세월에 앞뒤로 까이고, 찍혀 가끔 똥차취급을 받기는 하지만 아이들은 이따금 범블비를 물어보곤해요~
쉬크한 말투로 ‘오늘은 변신하고 어디로 갔어???’
저는 자식같은 우리 SM5 범블비가 계속 옆에 있었으면해요~
그래서 삼별카 복원실에 살짝 사연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