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저는 소외된 전국의 모든 중고등학교로 찾아가는 진로진학설명회를 하는 전국 유일의 파견교사입니다

정해빈
  • 2024.07.28
  • 조회 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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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종 : 푸로308sw


차량연식 : 2009


차량상태 : 특별히 어딘가가 부서지고 깨진 곳은 없습니다만 세월이 흐른만큼 차량 외관이 매우 노후했고 엔진소음이 크지요. 고무몰딩류도 다 삭아서 비 올 때 물이 고였다가 안으로 새기도 해요. 그래도 운행 자체는 자체는 문제가 전혀 없고 부품도 순정품으로 원형대로 잘 사용하고 있는 중입니다.


내용
저는 성남의 평범한 고등학교 국어교사입니다. 다만 작년부터 교육부 산하기관인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파견교사로 2년 간 근무를 하게 되어 전국의 수많은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진로진학설명회를 합니다. 상상이 되실지 모르겠는데 저는 1년에 평균 150회 정도의 출장을 합니다. 사실상 1년 중 절반은 집에 없는 셈이지요. 게다가 학교마다 사정이 다 다르기에 일정을 조율하기 어려워 지난 봄에는 대구를 갔다가 해남, 해남에서 함평, 함평에서 순창, 순창에서 무주를 갔다가 금요일에나 겨우 집에 오기도 했지요. 차가 이동수단 그 이상의 의미에요. 때로 휴식공간이고 때로 여가공간인 일종의 집이나 다름이 없어요. 지방을 이동할 때, 고속도로나 외딴 곳에서는 차 외에 있을만한 곳이 많지 않아요. 정말 차 없이는 갈 엄두도 못낼 곳도 많았어요. 전남의 완도에서도 배를 타고 더 들어가야 하는 금일도의 금일고 학생들을 만나기도 했고 특수학교의 몸이 불편한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경남 김해의 은혜학교로 가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진로교육에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고 진학정보도 부족한 지방의 학생들을 위한 교육부 특교사업인 '찾아가는 설명회'를 성실히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뜻깊은 일을 하고 있지만 택시기사님들보다도 더 많은 운행을 하면서 솔직히 심신이 지치는 상황이 한 두번이 아니지요. 그럼에도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전국에 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업을 맡겨주신 많은 관계자분들께도 고맙지만 사실 최우선적으로 제 차에 고맙습니다. 기름을 적게 먹는 이 차를 만난지는 오래됐지만 작년과 올해처럼 이렇게 혹사를 시켜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안한 마음도 생겨요. 이 차로 정말 작년과 올해 적어도 300회의 출장을 하는 동안 어찌보면 저를 지켜준 고마운 차이니까요. 이 차가 아니었다면 산간벽지, 섬마을 등 그 어떤 곳도 가기가 쉽지 않았을 겁니다. 물론 두 어번 말썽을 부린 적도 있지만 삼성화재의 장거리 견인서비스 특약 덕분에 무사히 카센터로 옮겼고 생각해보면 그렇게 많은 킬로수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이만하면 사실 고장이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생각하고 싶네요. 다만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제 차를 복원해주신다면 정말 추억이 가득한 이 차로 감사한 마음을 가진 채 전국을 다니는 것에 더욱 힘을 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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