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저의 가족을 살려주세요.

박갑준
  • 2024.07.24
  • 조회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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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종 : 현대 아반떼 XD 1.5 디럭스 오토매틱


차량연식 : 2003


차량상태 : 현재 외판에 부식이 많이 진행되었으며 여러 소모품을 지주 바꿔주며 타고있지만 차량이 빠르게 노후화되고 있습니다.


내용
저는 대구 수성구 상동에 거주중인 99년식 박갑준입니다.
현재 저와 함께하고있는 아이는 03년 1월 24일생 현대 아반떼 XD 1.5 논 VVT사양의 디럭스 오토매틱 모델입니다.
중학생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머님께서 저희와 떨어져 혼자 계시게 되었고 그러던중 2015년도에 어머님이 중고로 가져오신 차량입니다.
혼자 계시면서 어머님의 생활은 출퇴근과 꽃을 보러다니는 삶이였다고 하십니다.
당시 몸이 편찮으셨던 외할머님의 병문안도 함께 하면서 어머님과 여러 추억을 만들던 차량입니다.
참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처음 차를 가져오시고 저희를 태워서 점심을 먹자며 가는길에 저는 이차가 유달리 반갑지가 않았거든요.
그냥 단지 오래되고 부식있고 덜렁거리는차 라는 생각만 했었던게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2020년 외할머님께서 위독하다는 말씀을 듣고 팔공산 인근 요양병원으로 달려닸었던 그날 저는 어머니에게 이차가 어떤 의미였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혼자계시는 그 외로운 삶속에서 가끔 바람이라도 맞을수있게 해주고 어머니에게 자신의 엄마를 언제든 만날수있게 해주고 때로는 외로울수도 있는 출근길을 함께 있어주는 든든한 존재였다는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날 저를 태워다주시면서 저는 어쩌면 이 아이와 어머님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2022년 어머님은 출근거리가 버스로 1시간 15분이 되어버린 저를 위해 직장이 코앞이라 사용하지않던 XD를 흔쾌히 내어주시게 됩니다.

첫날 운전하면서 중간중간 참 많이도 울었던것같아요.
저희가 없던 그동안 어머니가 이차의 윈드스크린을 통해서 봐왔던 모습은 이런 모습이였고 아무도 없는 차안에서 말 한마디 안 꺼내시고 계셨던 그 삶이 얼마나 공허하셨을지 가끔 드리는 그 전화한통을 받으시면서 운전을 하실때 얼마나 행복하게 웃으셨을지 여러가지 생각과 함께 이 아이에게 너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를 지켜준게 이 아이였고 우리가 없는 빈공간을 조금이나마 채워준게 이 아이였으니까요.

다시 어머니의 추억을 돌려드리기 위해 차를 참 열심히 고쳤던것같습니다.
엔진에 걸려있는 소모품이며 냉각계통, 제동계통, 전장류, 헤드오버홀까지 다 하였었고 느슨해진 하체도 어떻게는 든든하게 만들어볼려고 하였지만 2년동안 고쳐온 성과로 봤을때는 아직 많이 부족한것 같습니다.

현재는 미션까지 가끔 튀면서 엔진에서는 고부하주행때 원인모를 굉음까지 들리는 상황이 되어버렸네요.
부식은 점점 더 심해지고 그동안 어머님께서도 자잘한 접촉을 많이 하시면서 차의 모습은 점점더 처참해져갔습니다.

마음으로는 전부다 만지고싶은 마음이지만...이차를 저에게 주시고 i30를 타게되신 어머님의 마음은 영 편하지않으신것같습니다.
또 다시 그렇게 이차때문에 힘들어하지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어머님을 보면서도 이차를 보면 차마 놓아줄수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없는 동안 어머님을 지켰고 그동안 제대로 사랑받아보지못했던 이 아이를 이대로 보낸다면 저에게 마음적으로 큰 짐이 될것만 같은 생각도 듭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연을 적어봅니다.

부디 저의 가족을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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