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88만km를 달렸던 스텔라를 다시 달리게 하고 싶습니다.

최광희
  • 2024.07.23
  • 조회 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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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종 : 현대 스텔라


차량연식 : 1988년식


차량상태 : 전체 재도색 필요 / 도어 재조립 필요 / 트렁크 부식으로 판금 필요 / 오디오 연결 필요 / 천장 내장재 재시공 필요 / 에어컨 시스템 오버홀 필요 / 후륜 차동장치 리데나 교체 필요 등...


내용
안녕하세요, 작년에 오랫동안 방치되어있던 이 스텔라를 인수한 최광희라고 합니다.

스텔라와 저의 관계는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이었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아버지께서 절 뒷좌석에 태우고 운전하며 등교하던 도중 신호 위반한 차량이 저희 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났었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다치진 않았으나 충격으로 뒷좌석 우측에서 좌측 끝으로 굴러갔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우측면이 찌그러진 차량을 수리하러 입고 시키는 동안에 아버지께서 잠시 렌트카로 이용했던 차량이 갈색 스텔라였습니다.
(희안하게도 아버지께서는 그 때 스텔라를 빌렸던 사실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사건으로부터 많은 시간이 흐르고, 뒤늦게 취업전선에서 성공하여 간신히 모 기업 신입사원이 되자 슬슬 자신의 자동차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하필이면 '올드카' 라는 분야에 빠지기 시작하여 자동차에 대해 깊이 알지도 못한 채 어느 매매상사로부터 검은색 스텔라를 덥석 사왔습니다.
외관과 실내는 겉보기에는 말끔해보였습니다. 그러나 차량의 성능에 대해 꼼꼼하게 챙겨보지도 않고 가져온 탓에 상태가 매우 처참했습니다. 시동은 제대로 걸리지도 않았고, 걸려도 엔진은 푸드득대며 죽을락 말락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자동차를 잘 아는 다른 친구가 차량의 휠을 체결하는 볼트가 죄다 휘어져있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 차를 가져온 날 밤에서야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차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던 저는 다시 이 차를 매매상사로 돌려보내고 환불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스텔라의 사진은 지금도 '신입사원의 스텔라' 로 검색하면 제가 SNS에 올렸던 사진이 인터넷에 박제되어 돌아다녔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자동차 초보의 쓰라린 실패를 겪은 후, 다른 상태 좋고 멀쩡한 차를 한참 굴리며 자동차와 운전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쌓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2023년, 슬슬 어느 정도 자신감도 붙고 차에 대해 잘 아는 친구들도 더 많이 생긴 후에 이런저런 루트로 스텔라 차량을 다시 알아보기 시작했고, 결국 위 사진에 나온 하얀색 스텔라 방치차를 고철값에 가까운 금액으로 인수했습니다.

야외에 오랫동안 방치되어있던 차량이라 걱정이 많았지만, 공업사 사장님인 이전 차 주인분께서는 방치되기 전까지만 해도 주행이 가능했던 차량이라 하였습니다.
차량을 옮겨온 뒤 배터리를 교체하고 이런저런 손을 보자 시동이 걸리는 것을 확인하였고, 심지어 엔진의 상태가 예전 멋모르고 사왔던 검은 스텔라보다도 좋은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주행이 어느 정도 가능하게 적당히 고치고 보수한 뒤 시험주행까지 가능한 것을 확인하였고, 자력주행으로 세차장에서 묵은 때를 한 차례 벗겨내고 타이어까지 새 것으로 교체하였습니다.
(다소 우스꽝스럽지만 저 13인치 휠에 맞는 타이어가 현재 없는 관계로 경차용 타이어를 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시험운행 도중 계속 시동이 꺼지는 사태가 발생하여 각종 원인을 알아본 결과, 연료탱크가 심하게 부식된 탓에 녹가루가 연료에 자꾸 섞여 연료필터를 막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간신히 차량을 수습한 후 연료탱크를 탈거, 점검하였지만 대관절 어디에서 스텔라의 연료탱크를 구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뾰족한 수가 없었기에 일단 가능한 다른 작업들을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1년도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 조금씩 복원작업을 하던 스텔라의 연료탱크를 해외에서 주문해왔습니다. 물론 이것만 달면 끝인 것이 아닙니다. 아직도 이 차는 갈 길이 많이 남았습니다. 많은 작업량에 다들 지쳐갈때에 저는 오늘 삼성화재의 삼별카 차량복원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저는 이 차에 대해 다른 사람들만큼 매우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위 사진에 나와있다시피 이 차는 현재까지 무려 88만km를 달렸습니다. 저는 반드시 이 차를 아주 말끔하게 고쳐서 비상업적 승용차로써는 누적거리 100만km를 돌파하고 싶습니다. 염치 불구하지만 삼성화재 차량복원팀의 뛰어난 실력으로 제 차가 하루라도 빨리 재탄생하기를 바라며 이 글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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