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어릴 적 꿈을 키워준 드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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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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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종 : 쏘나타1


차량연식 : 1989


차량상태 : 엔진양호, 공조기 성능저하, 도색변색


내용
저희 아버지께서는 2년간 부단히 노력을 하셔서 1991년에 미국에서 MBA 학위를 취득하셨고, 저희 네 가족도 함께 미국으로 가서 2년간 거주를 하였습니다. 그때 당시 저는 만 8세였고 제 동생은 만 5세였습니다.

미국에 거주할 때 아버지께서 처음 구매하셨던 자동차는 중고차(Ford) 였는데, 몇개월 안가서 엔진이 망가져서 도저히 운행이 불가능하였고, 아버지께서는 큰 마음을 먹고 쏘나타1 신차를 구입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모든 가구가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을 때라, 당연히 저희 집에서도 처음으로 자가용을 구매한 경우였습니다. 저와 제 동생은 아버지께서 새차를 몰고 집에 오셨을 때 너무 좋아서 팔짝팔짝 뛰고 비명을 질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버지께서 구입하신 쏘나타1은 수출용 사양(울산공장 생산)으로 배기량 2.4L에 당시 최신 옵션인 자동 썬루프에 지금은 사장된 기술이나 당시 고급옵션인 자동 안전벨트(어깨/가슴부분만) 기능까지 있었습니다. 물론 창문은 손잡이를 빙빙 돌려야 열립니다. 차라리 이 부분이 오토였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께서는 방학때 마다 쏘나타1에
저희 가족을 태워서 미국 곳곳을 여행 다녔습니다. 한 번에 한 것은 아니지만, 그 차로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미국 횡단, 나이아가라에서 올란도까지 미국 종단도 그 차로 하였습니다. 한번 여행을 떠나면 2주씩 그 차와 함께 드넓은 미국대륙을 누볐습니다.

어린 시절 광활한 중서부 대평원을 가로지르고, 웅장한 로키산맥을 오르내린 것은 35년이 지난 지금도 가슴 한켠에 큰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 제가 미국에 주재원으로 근무 중인데, 아버지께서 제가 어린 시절 데리고 다니셨던 길을 이제는 제가 저희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어렸을 때 아버지의 쏘나타1과 함께했던 추억이 아련하게 피어 오릅니다.

아버지께서는 저희 가족의 행복한 추억이 가득한 그 차를 차마 처분하지
못하시고 아직까지 보유하고 계십니다. 사실 미국에 있을 때 아버지께서 혼자 운전 중에 크게 사고가 나서 차가 반파된 적이 있었는데(엔진룸 전파), 다행히도 아버지께서는 큰 상처를 입지
않으셨습니다. 본인의 목숨을 구한 차를 차마 버릴 수 없다는 생각도 크신 듯 합니다.

세월 앞에는 사람도 자동차도 장사는
없어서, 지금은 여기저기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지만 여전히 우렁찬 엔진소리를 내며 시동이 걸리며 운행이 가능합니다. (제가 현재 상태를 물어보니 배터리 방전으로 지금은 운행을 안하고 있다고 하네요.. ㅠㅠ)

저희 집 첫차 쏘나타가 처음 저희 가족에 왔을 때 그 모습으로, 다시 한번 저희 가족을 태우고 교외에 나들이를 갈 수 있는 날이 한번 왔으면 좋겠습니다. 연로하신 부모님은 청년일 때로, 장성한 저나 제 동생은 어린 개구쟁이로 돌아가 행복했던 그 시절을 다시 느껴보고 싶습니다.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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