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26년, 나의 몸이 된 차

*****
  • 2024.08.19
  • 조회 147
22 LIKE




차종 : SM525


차량연식 : 2001


차량상태 : 엔진의 힘이 떨어져 조금의 언덕에도 1, 2단으로 올라갑니다. 차체에서 쇳덩이가 끌리는 것처럼 끄응-하는 소리가 납니다. 오른쪽 백미러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왼쪽 뒷문이 안에서 열리지 않습니다. 엔진 오일이 약간 샙니다. 라디오가 소음이 심한 상태로 꺼지지 않습니다. 몇 번의 접촉사고로 부분부분 찌그러진 부분이 있습니다.


내용
26년째 우리 식구의 발이 되어 주는 2001년형 SM525입니다.

2000년,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이사도 하고, 사업도 시작하고, 차도 새로 마련했었습니다. 그때 막내 아들이 9살이었는데, 그 녀석이 벌써 30대 중반이네요.

당시 나름대로 깊이 고심한 끝에 선택한 차였습니다. 그리고 제 선택이 옳았습니다. 지금껏 큰 문제 없이 잘 타고 있어서 매우 고마운 차입니다.

날이 갈수록 차를 언제 바꾸냐는 주변의 잔소리가 쌓여 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제 눈에는 아직도 내 차가 예쁘기만 하네요.

20년이 넘어가면서 감기처럼 잔고장이 찾아옵니다. 그럴 때는 내 차가 섬세한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노견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 번은 기름 경고등이 고장나서 연료가 바닥나는 바람에 차가 멈춘 적이 있습니다. 내 차와 오래 지내고 싶어서, 미리미리 주유하는 게 습관화 된 계기였습니다.

또 한 번은 시동이 걸리지 않아 주차장에서 그대로 견인된 적이 있습니다. 차에 대해 잘 모르니 정비소에서 하는 이야기에 전부 예, 예, 하다가 비용이 꽤 나왔었죠. 다행히도 그 이후로 지금까지 탈 없이 운전하고 있습니다. 벌써 3년 전의 일이네요.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면 마음이 살짝 불안하지만, 역시 아무 문제 없이 차는 잘 나갑니다. 덕분에 올해 일정도 꾸준히 다니고 있고, 장모님 댁에도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잘 버티고 있는 차가 기특하고 고마우면서도, 노후된 차에 대한 걱정을 완전히 놓을 수는 없으니 씁쓸하기도 합니다.

운전대를 놓는 순간까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내 몸이나 다름없어진 SM525에게 욕심을 내 보고 싶습니다. 삼별카 복원실의 손길을 기다려 봅니다.^^

22 LIKE
목록보기

비밀번호 입력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