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토스카에게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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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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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종 : 토스카


차량연식 : 2007


차량상태 : 바퀴부분 부식, 조수석 손잡이 떨어짐, 도어락 고장, 운전석 히팅고장, 엔진오일 누유, 룸미러 떨어짐, 앞뒤 범퍼 스크래치


내용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둥생이 3학년이던 어느 8월 뜨더운 여름 날 아버지가 바람피운 사실이 알려지자 그 길로 집을 나가버린 후 상상도 못할 참담한 일 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아버진 꽤 높은 연봉을 받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생활비 단절로 당장 먹을 쌀도 구하지 못할 형편이었습니다.
아버지란 사람은 우리가 살고 있던 전셋집의 보증금을 혼자 독차지하고자
집주인에게 웃돈을 준다고 명도소송을 제안하여 결국 강제집행으로 집에서 쫓겨나야 했습니다. 그래도 설마 아버지가 방 하나는 마련해주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큰 착각이었습니다. 엄마는 말할 것도 없고 나와 동생도 아버지에게 매달리며 애원도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냥 우리는 그렇게 버려졌습니다.
강제집행으로 모든 살림살이는 다 없어지고 당장 라면이라도 끓여 먹을 가재도구 몇 개와 책가방만 토스카에 싣고 방 한칸 얻을 때까지
몇 날 며칠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마침 코로나 시기라 학교 출석을 하지 않을 때였기에 엄마는 “여행간다고 생각하자며, 차량캠핑, 요즘 한창 유행이 된 차박이라고” 애써 웃으며 말씀하셨지만 뒤돌아 큰 한숨과 눈물짓는 업마의 모습을 보며 마음 아팠습니다.
아버지가 집안에 돈을 모두 가져가는 바람에 엄마 통장에는 방 한칸 얻을 돈도 없었고 엄마 이름으로 된 신용카드 하나 없었습니다.
뒤늦게 외갓집에 사실을 알리고 방을 구할 때까지 토스카는 우리의 안식처이며 집이었습니다.
동해안 도로를 따라 거제, 통영까지 발 닿는대로 다녔습니다.
떠올리기 가슴 아프지만 지금 생각하면 나쁜 것만 있는건 아니였습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고 나름 웃으면서 얘기할 추억거리도 있습니다.
이후 엄마는 아버지와 이혼을 하였습니다. 아버진 그 많던 재산을 독차지하고서도 혹시나 동생과 나를 양육하게 될까 전전긍긍했고 떠넘기듯 엄마에게 맡겼고 이미 모든 재산을 빼돌린 상태였고 이때껏 양육비조차 제대로 주지 않고 있습니다.
엄마는 한 부모 가장으로 전업주부에서 정수기 관리하는 일을 시작하여 하루에 십여 세대가 넘는 집을 방문합니다. 토스카는 그런 엄마의 지원자처럼 잠잘 때를 빼곤 하루종일 엄마와 함께합니다.
집이 좁아 엄마는 고객과의 통화나 업무처리도 토스카에서 합니다.
토스카는 엄마의 방이자 사무실이며 어느 것도 대신할 수 없는 위로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반짝반짝 우아한 자태를 뽐내던 토스카가 잦은 운행과 제대로 된 주차장도 없다 보니 하루하루 모습이 달라집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자재를 내리고 싣다 보니 도어 손잡이도 떨어져 나가고
도어 잠금장치도 고장이라 운전석만 열릴 뿐 다른 문은 안에서 손으로 일일이 열어줘야 해요. 운전석 히팅도 고장이 났어요, 엄마가 허리가 안 좋아 여름에도 히팅되는걸 좋아했는데...
엔진오일은 수시로 보충해줘야 할 정도로 누유가 심해 언젠가부터는 차 안엔 엔진 오일통이 항상 있고요. 양 바퀴 쪽 부식도 엄청 심해지더니 어느 날 보니 룸미러도 고정핀도 삭아서 떨어져 나갔더군요.

철없는 동생이 “차 좀 바꾸자”라고 할 때 엄마는 “차를 보면 나를 보는 것 같다. 같이 늙어 가는 것 같아서 마음이 짠해. 우리가 힘들 때 같이 짐 싣고 다니느라 고생했고 지금은 나와 같이 일하느라 힘든데 바쁘다는 이유로 관리도 안되고 있는게 미안하기만 하다.” “형편도 안되지만 차를 바꾼다는게 마치 쟤를 버리는 것 같다.“ 조금씩 관리하다 언젠가 토스카가 운행을 못할 지경이 되면 그때 차를 바꾸고 싶다.”라고 하십니다.

토스카는 2006년 9월 내가 태어나고 100일이 되었을 때 엄마가 스스로에게 선물한 차량이랍니다. 나이 40이 넘어서 나와 동생을 본 엄마는 다른 엄마들에 비해 나이가 많습니다. 엄마도 무척이나 힘들었을텐데 우리가 우선이었던 엄마에게 감사하며 엄마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저는 곧 수능을 앞둔 고 3입니다.
엄마가 얼마 전 삼성화재에 자동차보험을 가입하였더니 차량을 새로 복원해주는 이벤트가 있다 하기에 순간 “이거다!! ” 싶어 이벤트 검색을 했고 잠시라도 틈을 내어 글을 올려 봅니다.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토스카를 보며 처음 토스카를 구입할 때 같은 기쁨과 희망을 엄마에게 선물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수능이 끝나면 제일 먼저 운전면허를 따서 에전의 모습을 되찾은 토스카 옆자리에 엄마를 태우고 행복한 드라이브를 하는 꿈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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