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아버지의 애마를 이용한 불효자가 다시 되돌려 드리고 싶습니다.

김동영
  • 2024.08.12
  • 조회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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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종 : 그랜저TG


차량연식 : 14년


차량상태 : 차량 도장의 변색(검정색에서 뿌연 회색) / 트렁크, 휀다 등의 부식 (부식되어 부서지거나 도장면 일어남) / 엔진의 부조(혼합비 희박 등) / 정비업체 의뢰 시 하나 하나 수리 해봐야 잡을 수 있다는 알 수 없는 증상들


내용
안녕하세요.
저는 14년된 아버지의 차량을 타고 지내는 30대 사회 초년생입니다.
제가 운전 중인 차량은 저에게 있어서, 아버지에게 있어서 정말 특별한 차량입니다.

어릴 적부터 조종사라는 꿈을 안고서 조종사에 도전, 대학교를 조종하는 학과로 들어갔습니다. 국내에서 비행 교육을 받을 때는 도심과는 동떨어진 곳이라 차량이 있어야 하다 보니 아버지를 설득하여 아버지의 차를 받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당시만 해도 한참 직장 다니시는 직장인이셨습니다.
저에게 차를 주게 되면서 아버지는 저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셨습니다.

하지만 뒤늦게 조종사라는 꿈은 저의 역량도 그렇지만 경제적으로는 범접 할 수 없는 꿈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대학 졸업 때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걱정은 하시면서도 큰 문제 없이 뒷바라지 해주시는 듯하여 괜찮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노후,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고 그저 자식이 원하는 것을 하게 하고 싶다는 집념으로 있는 돈 없는 돈 모아 다 써 주신 것을 알았습니다.
집안 가세가 저로 인해 좌지우지 된다는 걸 알고는 비행을 중지하였습니다.

이후 졸업 전 뒤늦게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조종사 자격증 중 하나만 가지고 졸업을 앞 둔 저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대학교의 직원으로 입사하여 또 다시 먼 타 지에 가게 되었고 아버지의 차량은 계속해서 제가 운전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세월이 흘러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이제 아버지는 퇴직을 하셨습니다. 지금도 국내 여행 한번 제대로 못 가신 분인데 퇴직을 하셨고 더 이상 부모님은 저를 지원하는 것이 어렵다고 선언까지 하셨음에도 본인들이 원하는 것을 하지 않으십니다. 못하십니다. 이제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에게 경제적으로 조금이라도 도와주고자 하시는 겁니다.

저는 지금은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고자 크게 능력이 요구되지 않는 작은 회사에 입사하여, 어떻게 보면 부모님이 아시면 마음 아파할 직종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도 자기 차량이 필요하여 아버지의 그랜저는 저의 두발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웬만한 가정에 차는 2대 정도 씩은 있다고들 하던데 그렇지 않은 우리 집을 보니, 타지라 할 지라도 출퇴근 시간을 늘리고 대중교통을 타서라도 아버지께 다시 차를 돌려드리려고 차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러니 그간의 세월과 돈 아낀다고 관리되지 않은 차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버지가 운전하실 때만 해도 몇 년이 지나더라도 주변 사람들이 보거나 카센터에 가도 왜 이렇게 관리가 잘 되어 있냐, 외관부터 새 차 같다 라고 할 정도로 차를 아끼고 사랑하던 분인데 제가 탄 뒤로 온갖 흔적만 남아 있고, 이제는 언제 퍼질지 몰라 걱정되는 차가 되었습니다.

그랜저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디자인도 좋고 정말 잘 만든 차, 지금도 도로에서 보이는 차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버지의 사랑과 두발이 되던 차를 망쳐두었습니다.

삼성의 자동차 보험을 이용하면서도 보험 처리 내역도 결국 다 저로 인한 건들이 었습니다. 이 중에는 보험 처리하지 않고 아버지가 모르게 자비로 수리한 건들도 있습니다.

이번 여름 휴가 때 집을 내려가니 여행 가고 싶거나 어디를 가고 싶어도 차가 없어 어렵다고 하시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가슴에 비수가 꽂히는 기분이었습니다.

차를 돌려드리기엔 차 상태가 너무 좋지 않고, 차를 사기에는 제 능력이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감히 다른 분들의 힘을 빌려 차를 고쳐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제 제가 대중교통을 타던 걷던 간에 상관하지 않고 아버지에게 노후는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그랜저와 함께 하시라고 드리고 싶습니다.

이 글을 쓰기 전에 퇴근하면서도 차 시동부터 도착할 때까지 갑자기 또 상태가 안 좋아져서 불안하기도 합니다.

타인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시고 이번에 퇴직 후 집에서만 쉬고 계신 아버지를 위해 신차, 좋은차는 아니지만 아버지의 그랜저를 그때 그 상태로 되돌려 드리고 싶습니다. 염치 없지만 사연을 받아들여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부디 아버지의 노후가 아버지가 사랑하던 자동차와 함께하길 도와주세요.

두서 없는 사연 읽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추신. 이번에 소모품인 타이어와 엔진, 미션오일 교환했더니 바로 타이밍벨트, 알터네이터 문제도 발생하니 암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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