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별카 복원실 사연 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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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선물

허수정
  • 2024.08.11
  • 조회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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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종 : 뉴스포티지


차량연식 : 2009년 12월


차량상태 : 엔진 경고등 켜짐(원인불명-DPF불량 또는 인젝션 불량 추정), 엔진소음과다, 출력부족, 자동잠금장치 고장, 도난방지경보기 오작동, 공기순환모드 작동불량


내용
안녕하세요?
저는 22년 전 고향 대구를 떠나 낯선 땅 서울에서 사랑하는 남편과 삼남매(딸, 아들, 아들)와 행복하게 살아가는 전업주부입니다.
저희 집에는 15년 동안 항상 저희 가족을 위해 열심히 달려준 마음 따뜻한 자동차(뉴스포티지)가 있습니다.

이 차를 타기 전 저희 가족은 빨간색 마티즈(경차)를 8년 가까이 운행했으며, 이 차량을 운행함에 있어 크게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둘째가 태어난 지 1년도 안 돼서 불의의 사고로 폐차를 생각해야 할 정도로 마티즈가 파손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 당시 경제적 여유가 없었던 저희 가정은 사고 난 마티즈를 어떻게든 수리해서 계속 타고 다니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 가족들, 특히 손주들을 끔찍이 아끼고 사랑하셨던 친정 아버지께서는 손주들의 안전이 우선이라며 좀 더 큰 차를 구매할 것을 명령하셨고, 새 차 구입에 필요한 돈을 보태주셨습니다. 그래서 저희 가족은 1달 후면 곧 단종되는 마지막 뉴스포티지 모델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동생이 없었던 둘째 아이는 자라면서 그 차를 자신의 동생처럼 여겼고, 남편은 차계부를 써가며 소모품들을 교환하였으며, 수시로 먼지를 닦고 광을 내며 친자식처럼 애지중지 관리했습니다.

아직 돌이 되지 않은 둘째 아이는 차에서 흘러 나오는 노래를 좋아했는데, 특히 소녀시대의 'gee'를 매우 좋아했습니다.
아직 말도 못 하는 아이가 차만 타면 “지지” 거리며 노래를 틀어달라고 조르는 게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렇게 14년 동안 큰 고장없이 저희 가족이 여행을 갈 때, 명절에 고향 갈 때, 외식하러 갈때 스포티지는 저희 가족의 든든한 발이 되어주었고 늘 저희 가족과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1년 전부터 엔진 경고등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적지 않은 비용으로 차량을 수리했지만, 여전히 경고등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비소에서는 오래된 차에 그만 투자하고,새 차로 바꾸거나 폐차 처리를 하라고 하지만, 저희 가정의 추억을 함께 한 이 스포티지를 아직 떠나 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2년 전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친정 아버지가 저희 가정을 위해 준 선물이라 생각하니 더욱 더 떠나보낼 수가 없습니다.
23만킬로를 탔지만 아직도 멀쩡한데 폐차라니요??
다시는 볼 수 없는 아버지의 사랑을 더욱 더 느낄 수 있게 이 차를 더 타고 싶습니다.
15년 동안 우리 가정을 위해 달려 준 뉴스포티지를 이렇게 떠나보내기엔 너무 아쉬워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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